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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귤스네ts] if.1 *세베루스 스네이프가 머글이었다면 인사해 내 소꿉친구야-릴리 에반스의 발랄한 목소리를 뒤이어 그녀의 뒤에서 약간은 깡마른 인영이 드러났다. 새하얀 피부는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한듯 약간 창백한 기운을 머금고 있었고 짙은 흑발과 흑안은 햇빛에도 그 기운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어깨까지 자란 머리칼을 뒤로 아무렇게나 묶은 모습은 썩 단정치 못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저들을 노려보다 못해 뚫릴 듯 쳐다보는 것이 팔뚝에 괜시리 오소소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방학이 되고 마루더즈들이-피터 페티그루는 집안에 일이 생겨서 오지 못한다고 했다-릴리가 사는 동네로 놀러오자 릴리가 그들을 제 소꿉친구에게 소개해준다고 할 때 따라오지 않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잠깐 생각이 들었다. "세브가 낯을 좀 가려서 그렇지 정말 친절하고.. 더보기
[시리스네ts] 자각 1 주륵-거칠게 쏴대었던 주문에 맞은 손등이 형편없이 찢겨 선홍빛 액체를 사정없이 뱉아내었다. 주문을 쏜 그도, 주문에 맞은 그녀도 평소의 영특한 머리로 자자했던 소문이 무색하게 지금 이 상황이 단박에 이해되지 않는 듯 눈을 두 어번 깜박였다. 바닥이 그리핀도르의 색으로 덮여버릴 때까지, 지나가던 붉은 머리칼과 녹빛 눈을 가진 그리핀도르 소녀가 그것을 발견하여 비명을 지르며 달려올 때까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어느 누구하나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에, 멀린 맙소사! 세브! 이게 대체...!!" 눈물을 금방이라도 쏟아낼 것 같은 풀색 눈동자와 마주하자 세베루스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동시에 느끼지 못했던 손등의 통증이 확 밀려오며 눈 앞이 아찔해졌다. 시시각각 창백하게 질려가는 세베루스의 얼굴에.. 더보기
[호오하쿠/귀백] 기다림의 끝 오니는 신수를 바라보았다 신수는 오니를 바라보지 않았다. 몇 천년간의 기다림 끝에, 오니는 신수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신수는 오니를... * "안녕, 망할 오니?" "여긴 어쩐일입니까, 백돼지." 백돼지 아니거든!-발끈하며 제게 앙칼지게 쏘아붙이는 목소리에도 더 이상의 예전같은 감흥이 일지 않는다. 말갛게 올려다보기만 하는 눈동자에 백택은 순간 흠칫했지만 곧 제 페이스를 되찾는다. 품 속에 잘 가지고 온 약봉지 두 어개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휘적휘적 염마청 문 너머로 사라져버린다. 잠시 머뭇거린 손 끝을 갈무리하고는 종이봉투를 집어든다. 알싸한 약재 내음과 함께 그 망할 신수의 체취가 발자취를 자욱히 남겨놓았다. 그러나 마음이 쓰이지는 않았다. 호오즈키는 망설임 없이 봉투를 찢어내었다. 길고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