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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ter

[시리스네] 현대 AU

"안녕하십니까."

 

 짧은 인사.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얼굴을 억지로 꽉꽉 눌러굳힌 듯한, 아주 이상한 그런 것이었다. 그대로 몸을 돌려 휭하니 가버리는 모습에 시리우스는 혀를 찼다. 근처 탁자에 있던 샴페인을 잡아 쭉 한번에 다 마셔버린다. 특유의 톡톡 쏘는 느낌이 목을 간질였다. 약간의 기침이 나왔다.

 

 답답한 정장을 금방이라도 벗어던지고 싶었지만 저를 감시하는 발부르가의 눈빛이 떠나지를 않았다. 만일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간 금세 붙잡혀 한 달간은 어디에 가두던지 할 인물이었다. 끓어오르는 속을 조금이라도 식히고자 샴페인 한 잔을 더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제임스의 집에 가있는 것인데, 후회를 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제게 다가오려는 여자들이 보이자 슬쩍 몸을 틀었다. 이 답답한 공기에 지독한 향수 냄새는 질색이다.

 

"후우..."

 

 제 동생 레귤러스는 이런 자리가 이미 익숙한지 저 답답한 공간에서도 비위좋게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니, 버티고 있는 것이려나. 집에서 왁왁 제게 덤벼드는 모습과 비교하니 참으로 대단한 녀석이라 자조했다.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슬쩍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제 옷깃을 가볍게 쥔 발부르가가 보였다. 자애로운 얼굴을 표현하며 그녀는 저를 불렀다.

 

"시리우스?"

"...뭡니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는 네 좋은 머리로 이미 파악했을텐데."

 

 가문의 이름을 먹칠하지 말고 행동을 잘하여라. 귓속에 속삭이는 말들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와락 얼굴을 구기자 발부르가는 무표정하게 떨어져 다시 제 무리속으로 들어갔다. 벅벅 귀를 문대는 손길은 거칠기 그지없었다.

 

 더이상 눈에 띄는 것조차 싫증이 났다. 거칠게 발을 놀려 구석진 곳을 찾았다. 불행이도 그곳엔 이미 손님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니 아까 제게 인사를 하던 그 치다. 이런 자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연신 인상을 펴질 못하는 모습에 시리우스는 절로 혀를 찼다. 다니는 대학의 교수 추천으로 들어온 것이라했던가, 순간 머릿속에 가볍게 칠 수 있을만한 장난이 스쳐지나갔다. 씨익 웃으며 그, 세베루스 스네이프에게 다가가자 스네이프는 시리우스를 발견하고 안그래도 구겨져있던 인상을 한계까지 찌그러뜨렸다.

 

"아까봤었지?"

"...무슨 일입니까?"

 

날카로운 목소리였지만 시리우스는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저 스네이프의 팔목을 붙잡아 스테이지 한가운데로 끌고 갔을 뿐이었다. 깜짝놀라 스네이프가 팔목을 이리저리 비틀어보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순식간에 끌려나오자 찌를 듯한 시선이 온몸을 눌렀다. 이러한 시선이 많을수록 좋다. 시리우스는 씨익 웃으며 스네이프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화들짝 놀라 밀어내려는 그의 얼굴을 다른 손으로 붙잡으며 제가 낼 수 있는 가장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크고 확실하게.

 

"미스터 스네이프, 부디 당신과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을 제게 주시겠습니까?"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할 폭탄 하나를 내뱉었다. 연회장을 순식간에 술렁이게 만들기는 충분했다. 잔뜩 굳은 얼굴로 저를 노려보는 발부르가와 황당하다는 얼굴로 쳐다보는 레귤러스의 시선이 느껴졌다. 시리우스는 고개를 들어 발부르가를 쳐다보곤 장난이 성공한뒤 짓는 미소를 보였다. 스네이프가 제 얼굴을 있는 힘껏 치고 연회장을 뛰쳐나가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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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쓴 거라 뒷이야기는 없을겁니닷...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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